본문 바로가기

728x90
반응형

전체 글

음식 게임 - 0 “후….” 오늘도 게임을 시작한다. 땀은 온 몸에 적셔졌고, 손은 바들바들 떨린다. “어서 걸어가시죠” 어둠 속에서 말을 걸어 온다.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건 볼링. 걸어가는 길에는 압정이 무수히 많이 있고, 난 맨발이다. “이런 X” 내 입에선 욕 밖에 안 나온다. 발 모양으로 걸을 수 있는 발판이 있지만 땅은 계속해서 흔들린다. “이것부터 멈취봐 이 X끼들아!” “이건 멈출 수 없습니다. 원하시면 음식의 반을 없애고 흔들림을 없애겠습니다” “와, 남은 건 누구 코에 붙이냐? X친새끼들아 그냥 한다 해” 난 흔들리는 땅을 집중하며 걸어가기 시작했다. 한 두 걸음, 마지막 3번째 걸음에 압정을 밟았다. “아아악!!!!” 난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움직이지 않았다. 넘어져 온 몸에 압정으로 벌집을 만들고 싶지.. 더보기
바다 속에 사는 사람들 - 3 한달 뒤 부모님과 작별인사를 하고 수호자 부대에 들어갔다. 집 끝 쪽에 살고 있던 나는 부대에 합류하는 곳까지 물철(물에 있는 철도)을 타고도 6시간이 걸렸다. 역에서 전속력으로 뛰어와 숨을 헐떡거리며 도착하자 한 무리가 눈에 띄었다. 아마 나처럼 처음 온 사람들인 것 같다. “안녕하십니까 새로 들어오게 된 클라우드라고 합니다” 이미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냈다. 하지만 몸이 우락부락한 팀원들은 고개만 까닥거리며 침묵을 유지했다. 머쓱:: 대기하고 있자 선배 수호자들이 오셨고, 우리 팀은 숨 죽이는 가운데, 선배들 중 대표가 입을 열었다. “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!!!” 엄청난 소리에 다들 겁을 먹었다. 몸이 좋은 팀원들도 어쩔 수 없나 보다. “너희들은 최종 선발은 아니다, 3개월의 수습기간으로 훈.. 더보기
물 속에 사는 사람들 - 2 쾅! 땅이 흔들린다. 지금은 새벽이다. 아침 저녁보다 더 짙은 어둠이기 때문이다. 잠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나 상황 파악을 한다. 얇은 피리 소리가 들린다. 마을 밖에 큰일이 일어난 것 같다. 서둘러 집 밖으로 나온 나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. 주위 사람들도 갑작스런 빛으로 인해 눈이 멀었는지 소리치며 난리가 났다. 마을을 지키고 있던 수호자들은 눈이 익숙해 졌는지 인간들을 피신시키며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. 5분, 10분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은 익숙했지만 까마득한 어둠은 또 다른 두려움이었다. 시간이 지나자, 눈이 떠지기 시작했다. 눈 앞에 보인 건 온 몸이 빛으로 덮고 있는 뱀장어다. 일반 뱀장어와 달리 크기가 집만하며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개체군 뱀장어다. 10마리 정도 쓰러져 있지만 아직 약 20.. 더보기
물 속에 사는 사람들 - 1 나는 육지를 생각하며 이런 상상을 한다. 네 발로 걸어가고 딱딱한 몸에 눈에 불이 나오는 동물, 네모난 상자 모양에 여러 빛을 내는 동물, 등. 어두운 공간이기에 이런 말을 들은 친구들은 상상의 동물이라고 한다. 어른들은 ‘세상에 그런 게 어떻게 존재하냐’며 욕먹기 일수다. 내가 상상해 왔던 모습이 바다에 있기도 했다. 육지 민족이 버린 네모난 철이다. 이런 곳에서 빛이 나올 리가… 광물은 바다에도 넘치기 때문에 귀하진 않다. 하지만 가공된 건 귀하다. 바다 땅 속에도 광물은 넘치지만 녹이기는 쉽지 않고, 모양을 만들어 굳히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가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. 그만큼 사람들에게 귀한 품목이다. 육지 인간들이 바다에 떨어뜨리는 광물은 이상하다. 하나같이 쓸모 없게 만들었다. 얇은 고리 .. 더보기
물 속에 사는 사람들 - 0 나는 물 속에 사는 사람이다. 오늘도 물살을 느끼며 기쁜 하루를 맞는다. 지금이 아침인지 저녁인지는 모른다. 우리 민족은 육지로부터 약 2000m 떨어진 바다에 살기 때문에 항상 어둡다. 빛을 대신하여 사람들을 모두 아귀를 키운다. 우리는 육지 민족처럼 몸 형태는 똑같지만 몸집은 3배 정도 더 크고, 아가미와 지느러미가 있다. 우리 몸 안에는 지방낭이 있어서 수분과 바닷물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, 뼈는 심해어처럼 연골화가 되어있으며, 피부는 질기고 탄력이 있어 잘 늘어난다(고무고무 루피라고 생각하면 된다). 육지로 올라가면 햇빛에 노출되어 몸은 약해지고 숨은 쉬기가 어려워서 땅의 사람들에겐 들키지 않으려 바다 땅 속에 집을 지었다. 우리는 몸집이 커서 하루에 5끼를 먹는다. 물 속이라고 날 것만 먹지는 않.. 더보기
터키, 보이지 않는 전쟁 - 8 미래, 이젠 후퇴는 없다. 전진뿐이다. 전쟁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게 있다. 적들을 주시하고 공격 준비를 해야 한다. 전쟁이 없다면, 주 적은 간부들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, 전쟁에 온 시점엔, 정말 많은 것을 간부들로부터 배운다. 심적으로 어려울 때, 오랫동안 전쟁에 참여했던 간부의 말은 항상 위로가 되었다. 한 날은, 다른 부대 중사가 우리 지역 부대로 지원을 왔다. 그는 우리에게 의무병으로서 힘들 수 있고, 궁핍함으로써 힘들 수 있다며, 아프리카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하였다. 그들은 오늘 하루 죽지 않으려고 산다. 왜냐하면, 죽으면 끝이니깐. 그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한다면,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의식주가 아니었다. 죽음. 그들은 실상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한다. 오늘 하루 살고.. 더보기
터키, 보이지 않는 전쟁 - 7 음식(食), 요리 전쟁에서 부대찌개를 만들었듯이, 625 때 미군이 먹다 남은 음식물을 끓여서 먹던 꿀꿀이 죽이 있듯이, 우리 팀 또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. 딱히 창조는 아니었다. 단지 없는 재료로 비슷하게 흉내 낼 뿐이었다. 터키엔 김치가 없어서, 양배추로 대신해서 물에 고춧가루와 레몬 농축액을 넣어서 신 맛과 매운 맛을 냈고 간은 소금으로 했다. 그럼 진짜 신 맛과 매운 맛과 짠 맛이 어울릴 리가 없다. 그냥 맹물에 섞은 것 같았다. 또한 고기와 두부도 없어서, 양파라도 넣는다. 이게 끝이면 누가 먹겠는가? 마지막으론 한국에서 가져온 마법의 가루를 넣으면 김치찌개다. 이건 정말로 MSG많이 친 김치찌개다. 또 돼지고기는 없지만 닭고기는 있어서, 닭볶음탕도 만들어 먹었다. 터키엔 기름으로 튀겨낸 면이.. 더보기
터키, 보이지 않는 전쟁 - 6 당연한 것들은 없다, 재정의 어려움 익숙한 거와 별개로 큰 일이 생겼다. 돈이 없다. 표현하자면, 길거리 개가 되었다(고양이는 귀여우니 사람들이 밥을 잘 얻어먹지 않을까?). 그 싼 빵도 돈이 없어서 사먹질 못했다. 126텔레, 그 당시 한화로 약 3만원6천원, 내 1달 식비다. 하루에 1000원 정도 계획적으로 사용하려고 했다. 하지만 그 계획조차 틀어진다. 어떤 날은 군대에 있는 막사 사용비가 따로 있기에 그것까지 냈고 남은 돈이 없어서 팀원에게 빌려야 할 정도였다. 돈이 없으면 금식하고 배가 고파 죽으면 천국가야 하는데, 그런 생각조차 없던 나는 팀원들에게 돈을 빌리기 일수였고, 이렇게 빌리기도 미안했다. 그 때부터 돈 걱정과 미래 걱정이 시작됐다, 군인이 되는 것은 너무 어려웠다. 당연히 군대는 .. 더보기

728x90
반응형