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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작 소설

터키, 보이지 않는 전쟁 - 7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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음식(), 요리

 

전쟁에서 부대찌개를 만들었듯이, 625 때 미군이 먹다 남은 음식물을 끓여서 먹던 꿀꿀이 죽이 있듯이, 우리 팀 또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. 딱히 창조는 아니었다. 단지 없는 재료로 비슷하게 흉내 낼 뿐이었다. 터키엔 김치가 없어서, 양배추로 대신해서 물에 고춧가루와 레몬 농축액을 넣어서 신 맛과 매운 맛을 냈고 간은 소금으로 했다. 그럼 진짜 신 맛과 매운 맛과 짠 맛이 어울릴 리가 없다. 그냥 맹물에 섞은 것 같았다. 또한 고기와 두부도 없어서, 양파라도 넣는다. 이게 끝이면 누가 먹겠는가? 마지막으론 한국에서 가져온 마법의 가루를 넣으면 김치찌개다. 이건 정말로 MSG많이 친 김치찌개다. 또 돼지고기는 없지만 닭고기는 있어서, 닭볶음탕도 만들어 먹었다. 터키엔 기름으로 튀겨낸 면이 없어서 스파게티 면을 자주 먹었는데, 스파게티 면에 라면 가루를 넣어 먹으면 또 다른 면의 걸쭉한 라면을 보게 됐다.

 

당연히 항상 만들어 먹진 않았다. 나폴레옹은 병사는 잘 먹어야 잘 싸운다라는 말을 했듯이 우리 팀도 먹을 땐 잘 먹었다. 필요할 땐 돈이 있음에도 소식했지만, 우린 잘 먹은 날 더 전투적이었다. 터키의 전통 음식, (터키사람들 왈) 피자가 카피한 화덕으로 구운 피데, 치 코프테, 고등어 케밥(내가 생선은 안 좋아하지만 이건 맛있다), 시밋 토스트, 보유즈(빵이 얇게 뎝쳐진 기름진 빵), 쿰루(얇은 소시지가 많이 들어간 토스트), 간식으론, 늘어나는 아이스크림 돈두르마, 바클라바, 봄바(초콜릿), 로쿰까지(많이도 먹었네..) 얻어 먹거나 사 먹었다. 하지만 군인은 돈이 있어도(난 없었지만…) 없이 궁핍하게 살아야 했기에 그림의 떡이었다. 그 중에서도 싼 시밋 토스트나 보유즈를 많이 먹었다. 친구들과 같이 먹을 때는 케밥도 먹었다. 어떨 때는 빵집이 문 닫을 쯤 가서 남은 빵 있는지 물어보면 감사하게도 항상 베풀어 주셨다. 이렇게 자주 물어보니, 이제는 그냥 주기도 하셨다. 그 분들에겐 항상 감사했다.

 

생각해 보면 배가 아픈 적이 없었던 것 같다. 항상 고팠기에 몸은 어떤 음식이든 바랬던 것 같다. 소시지 전쟁에서 소련군이 핀란드 병사들을 보지 않고 소시지를 보는 느낌이지 않을까? 전쟁에서 먹는 것에 정신 팔리지 않도록 정신 차려야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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