쾅!
땅이 흔들린다.
지금은 새벽이다.
아침 저녁보다 더 짙은 어둠이기 때문이다.
잠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나 상황 파악을 한다.
얇은 피리 소리가 들린다. 마을 밖에 큰일이 일어난 것 같다.
서둘러 집 밖으로 나온 나는 눈을 뜰 수가 없었다. 주위 사람들도 갑작스런 빛으로 인해 눈이 멀었는지 소리치며 난리가 났다.
마을을 지키고 있던 수호자들은 눈이 익숙해 졌는지 인간들을 피신시키며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.
5분, 10분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은 익숙했지만 까마득한 어둠은 또 다른 두려움이었다.
시간이 지나자, 눈이 떠지기 시작했다.
눈 앞에 보인 건 온 몸이 빛으로 덮고 있는 뱀장어다.
일반 뱀장어와 달리 크기가 집만하며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개체군 뱀장어다.
10마리 정도 쓰러져 있지만 아직 약 20마리 정도 남았다.
다친 사람도 한 둘이 아니며, 수호자들도 버거워 했다.
난 집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했던 낫을 들고 왔고, 수호자들을 도와 공격하기 시작했다.
한번도 해본 적 없는 싸움이었지만,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를 잘 했던 나는, 스치면 사망이라는 생각으로 이 악물며 치고 빠지기를 반복했다.
시간이 지나 수호자들이 마무리를 했다.
빛은 사그라지고 어둠이 찾아왔다.
전투가 끝났음에도 낫을 얼마나 꽉 쥐었는지, 손이 펴지지 않았다.
마음이 진정된 후에야 피곤함이 몰려왔다. Zzz……
밝은 어둠에 일어났다.
낮임을 인지했고, 내 방인지 확인했다.
밖에서 쓰러졌던 시간을 생각하며, 어제 있었던 일이 기억났다. 아버지께 혼날 일만 남았다.
그 이유는 어제 싸우다가 낫을 부러뜨렸기 때문이다. 그 비싼 낫을 ㅠㅠ.
방에 부모님께서 들어오셨고, 내 걱정과 달리 아버지께서는 낫에 관하여는 침묵을 유지하셨다.
그것보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걱정 어린 시선뿐이었다.
며칠 뒤, 높은 지휘관이 찾아와 부모님과 얘기를 나누었고,
그 날 밤, 아버지는 나에게 수호자가 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셨다.
두말할 것도 없이 하고 싶다고 답했다.
어떤 일을 초래할지 모르고…
'자작 소설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음식 게임 - 0 (0) | 2021.11.16 |
---|---|
바다 속에 사는 사람들 - 3 (0) | 2021.11.06 |
물 속에 사는 사람들 - 1 (0) | 2021.10.29 |
물 속에 사는 사람들 - 0 (0) | 2021.10.21 |
터키, 보이지 않는 전쟁 - 8 (0) | 2021.10.14 |